알테 폭포의 붉은 절벽과 초록 물빛을 보고, 코르크나무 길을 달려 에보라 뼈 성당과 로마 신전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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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알가르브를 떠나 알테 폭포와 에보라를 거쳐 벤다스 노바스까지 올라간 하루의 기록이다. 붉은 절벽 사이로 떨어지는 알테 폭포와 초록빛 웅덩이를 보고, 코르크나무 길을 달려 성벽 도시 에보라의 뼈 성당과 로마 신전, 모우라 문 분수를 걸어서 둘러봤다.

도시·마을둘러본 곳먹은 곳묵은 곳차로 이동

3월 23일토 · 이레째 · 알부페이라 → 벤다스 노바스

  1. 알부페이라바닷가 리조트에서 체크아웃
  2. 알부페이라 → 알테 · 약 36km
  3. 주유소 기름 넣기
  4. 알테알가르브 내륙의 작은 마을
  5. 알테 폭포물가에서 한 시간쯤
  6. 마을 물가뜨개 장식 나무
  7. 알테 → 에보라 · 약 189km, 코르크나무 길
  1. 에보라구시가는 성벽 밖에 차를 두고 걸어서
  2. 뼈 성당위층 박물관까지
  3. 빵집빵과 커피
  4. 대성당, 로마 신전
  5. 모우라 문 분수
  6. 아시아 뷔페 식당외곽에서 저녁
  7. 에보라 → 벤다스 노바스 · 약 57km
  8. 벤다스 노바스B&B 1박
언제2024년 3월 23일(토), 포르투갈 여행 7일째
날씨알테는 구름 낀 하늘, 에보라는 파란 하늘이 드러난 오후햇볕은 따사롭고 바람은 시원한 날
운전약 280km, 운전 약 3시간 25분
입장유료에보라 뼈 성당 어른 7유로, 가족 15유로표 없이알테 폭포, 알테 마을, 로마 신전, 대성당 겉모습, 모우라 문 분수
함께 간 사람아내와 아이, 우리 가족 셋
묵은 곳벤다스 노바스 B&B MIX inn 1박에보라에서 서쪽으로 약 57km, 다음 날 오비두스로 가는 길목
위치알테 알가르브 내륙의 작은 마을에보라 알렌테주 평원의 성벽 도시, 구시가가 유네스코 세계유산벤다스 노바스 에보라와 리스본 사이의 작은 마을구글 지도 링크는 아래 ‘위치와 가는 길’에 모았다.

알가르브 바닷가에서 이틀을 보내고, 이레째 날 북쪽으로 차를 몰았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길게 달린 날이다. 알가르브 내륙의 알테 폭포에 들렀다가 코르크나무가 이어진 알렌테주 평원을 지나 성벽 도시 에보라에 닿았고, 꼭 가 보고 싶던 에보라 뼈 성당부터 둘러봤다. 로마 신전과 모우라 문 분수까지 걸은 뒤, 다음 날 길목인 벤다스 노바스에서 하룻밤 묵었다.

아래에는 들른 순서대로 적고, 곳마다 가는 길과 알아 두면 좋은 것을 함께 붙였다.

3월 23일알부페이라에서 벤다스 노바스까지 약 280km

대서양 알가르브 알렌테주 리스본 주유 1 알부페이라 2 알테 3 에보라 🍽 WOK KING 4 벤다스 노바스 약 36km 약 189km 약 57km 코르크나무 길
  1. 1알부페이라 오전 11시 45분쯤바닷가 리조트에서 체크아웃하고 출발
  2. 2알테 낮 12시 35분쯤폭포와 마을 물가, 1시간쯤
  3. 3에보라 오후 4시 20분쯤구시가를 걸어서 2시간 반쯤, 외곽 뷔페에서 저녁
  4. 4벤다스 노바스 밤B&B에서 하룻밤

번호는 도시와 마을이고, 🍽은 저녁을 먹은 곳, 흰 점은 잠깐 들른 곳이다. 점선은 차로 이동한 길이며, 개략도라 실제 거리와 방향은 조금 다르다.

베나길 동굴과 사그레스 대신 고른 알테 폭포

오전 11시 45분쯤 알부페이라(Albufeira)의 리조트를 나섰다. 원래는 이날 보트를 타고 베나길 동굴(Benagil)에 가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전날 라고스에서 바위 기둥과 아치, 동굴을 가까이에서 실컷 봤고, 이 철에는 배에서 내리지 않고 동굴을 둘러보고 나오는 것으로 끝난다고 했다. 돌고래를 볼 수 있다는 안내 문구도 마음을 크게 움직이지는 못했다.

알가르브 서쪽 끝 사그레스(Sagres)도 이번에는 넣지 않았다. 며칠 전 호카곶에서 대서양으로 뻗은 절벽 곶을 이미 봐서 겹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대신 북쪽 에보라로 올라가는 길에 들를 곳을 찾았고, 그렇게 고른 곳이 내륙의 작은 마을 알테(Alte)에 있는 폭포였다. 베나길 동굴의 바뀐 규정과 비수기 운항 이야기는 포르투갈 2주 여행 글에 적어 두었다.

해안에서 내륙으로 들어서자 길가 집집마다 정원에 오렌지와 레몬이 주렁주렁 열린 나무가 서 있었다. 낮 12시 15분쯤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고 알테로 향했다.

알테 폭포, 붉은 절벽과 초록빛 물

알테 폭포(Queda do Vigário)는 붉은 산기슭 사이로 물줄기가 떨어지고, 그 아래 초록빛 물이 고여 있는 곳이다. 붉은 흙 절벽과 그 위를 덮은 짙은 초록 나무, 하얗게 떨어지는 물줄기, 옥빛 웅덩이가 한 화면에 담겨 색이 참 고왔다. 비가 오지 않은 때에는 마른 절벽만 보고 돌아오기도 한다는데, 우리가 간 날은 물줄기도 웅덩이 물도 넉넉했다. 그 물빛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에보라 뼈 성당 가는 길에 들른 알테 폭포, 붉은 절벽 사이로 떨어지는 알테 폭포와 초록빛 웅덩이
붉은 절벽 사이로 떨어지는 알테 폭포와 초록빛 웅덩이

넓은 오렌지 농장 위쪽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폭포를 찾아 내려갔다. 처음에는 입구가 어딘지 몰라 여러 사람에게 물어야 했다. 길은 두 갈래였다. 한쪽은 오렌지 농장을 빙 둘러 가는 산책로, 다른 한쪽은 폭포까지 곧장 이어지는 나무 계단이었다. 우리는 시간을 아끼려고 나무 계단으로 내려갔다.

나무 계단 위에서 내려다본 계곡과 과수원
나무 계단 위에서 내려다본 계곡과 과수원
붉은 흙 물가에서 본 폭포와 웅덩이
붉은 흙 물가에서 본 폭포와 웅덩이

햇볕은 따사롭고 바람은 시원했다. 아내와 나는 물가에 앉아 발을 담그고 한참 폭포를 바라봤다. 그동안 자연에서 생물 찾기를 무척 좋아하는 아이는 수영복 차림으로 바로 앞 물가에서 올챙이를 잡았다 놓아주며 신이 났다. 떠나기 전에는 아이가 우리 부부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나섰는데, 찍을 때마다 손가락이 렌즈를 가리는 바람에 몇 번이고 웃음이 터졌다.

아이 손에 맞는 키즈 카메라

여행지에서 아이가 직접 사진을 찍어 보고 싶어 한다면, 아이 손에 맞게 작고 가벼운 키즈 카메라도 있다. 누르면 여러 상품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는 검색 결과가 열린다.

알테 폭포 가는 길과 준비

  • 거리 : 알부페이라 리조트에서 약 36km, 차로 36분쯤(구글 지도 평소 교통, 2026년 10월 확인)
  • 주차와 입구 : 룰레(Loulé)시 관광 안내에는 마을 묘지 옆에 차를 세우고 나무 계단이나 300m쯤 되는 흙길로 내려가라고 나와 있다. 입구가 바로 눈에 띄지 않으니, 두 갈래 가운데 나무 계단을 고르면 폭포까지 곧장 닿는다.
  • 폭포 : 24m 높이에서 떨어진다. 여름에는 웅덩이에서 수영하는 사람도 많은데, 따로 관리하는 수영장이 아니라 자연 웅덩이라 아이가 들어가면 곁에서 지켜보는 편이 좋다.
  • 준비물 : 물가 바닥이 붉은 흙과 돌이라, 물에 들어갈 생각이면 수영복과 수건, 물놀이 신발을 차에 챙겨 두면 편하다.

물가에서 신는 물놀이 신발과 아이 수영복

알테 폭포처럼 바닥이 흙과 돌인 물가에서는 물놀이 신발이 있으면 발을 편하게 디딜 수 있다. 우리 아이는 수영복 차림으로 물가에 들어갔다. 신발과 아이 수영복을 함께 챙기면 바다와 수영장에서도 같이 쓸 수 있다. 누르면 여러 상품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는 검색 결과가 열린다.

알테 마을의 물가와 뜨개 장식 나무

오후 1시 반쯤 마을 한가운데로 내려왔다. 작은 마을 알테에는 길게 이어진 물가(Praia Fluvial de Alte)가 있다. 여름에는 이곳에서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힌다고 한다. 우리가 갔을 때는 물이 많지 않았고 들어가는 길도 막혀 있어 겉에서만 봤다.

마을에서는 처음 보는 오리들을 만났다. 흰 머리에 눈 주위가 붉고, 검은 몸에 흰 얼룩이 있는 오리였다. 플라타너스 줄기 곳곳에는 뜨개질한 천을 감아 장식해 두었다. 커피라도 한잔하고 떠나려 했지만 문을 연 가게가 많지 않아 바로 다음 길에 올랐다.

마을 가운데를 흐르는 물길과 돌 탁자
마을 가운데를 흐르는 물길과 돌 탁자
뜨개 장식을 두른 플라타너스
뜨개 장식을 두른 플라타너스

코르크나무 길을 따라 알렌테주로

알테에서 에보라까지는 약 189km, 구글 지도로 2시간 남짓 걸리는 길이다. 알가르브의 산자락을 넘어 알렌테주(Alentejo) 평원으로 들어서자 길 양옆으로 코르크나무가 이어졌다.

포르투갈은 세계 코르크의 절반쯤을 생산하는 나라다. 코르크나무는 베지 않고 껍질만 벗겨 거두는데, 심은 지 25년쯤 지나야 처음 껍질을 벗기고 그 뒤로는 9년에 한 번씩 다시 거둔다. 껍질을 벗긴 줄기에는 그해를 알 수 있게 숫자를 적어 두어, 다음에 거둘 때를 가늠한다. 차창 밖으로 숫자 적힌 나무를 찾아보는 것이 긴 운전길에 쏠쏠한 재미가 되었다.

에보라로 가는 길, 들판에 선 코르크나무
에보라로 가는 길, 들판에 선 코르크나무

리스본에서 빌려 포르투에 반납한 렌터카와 통행료 장치 이야기는 포르투갈 이동과 준비 편에 따로 모았다.

성벽 밖에 차를 두고 걸어 들어간 에보라

오후 4시 20분쯤 에보라(Évora)에 닿았다. 로마 시대와 중세의 흔적이 함께 남은 도시로, 성벽 안 구시가 전체가 1986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보라 역사 지구)에 올랐다. 성벽 안은 길이 좁고 길가 주차는 시간제 유료 구역이라, 우리는 성벽 바깥의 넓은 주차장에 차를 두고 걸어 들어갔다. 그렇게 하면 시간을 신경 쓰지 않고 구시가를 걸어 다닐 수 있다. 뼈 성당에서 빵집과 기념품 골목, 대성당, 로마 신전, 모우라 문 분수까지 모두 걸어서 다녔고, 다시 차로 돌아온 오후 6시 45분쯤까지 2시간 반쯤 걸렸다.

에보라 구시가걸어서 둘러본 길 약 2시간 반

기념품 골목 · 17:35 신전 뒤 공원 P 성벽 밖 주차장 16:20 · 18:45 1 뼈 성당 16:25 2 빵집 17:20 3 대성당 17:40 4 로마 신전 17:45 5 모우라 문 분수 18:20 N 200 m

점선은 걸은 길, 번호는 들른 순서이고, 흰 점은 잠깐 지나간 곳이다. 개략도라 실제 골목은 더 구불구불하다.

에보라 뼈 성당, 유골로 덮인 작은 예배당

뼈 성당(Capela dos Ossos)은 이번 여행에서 꼭 가 보고 싶어 일부러 찾아간 곳이다. 성 프란치스코 성당(Igreja de São Francisco) 안에 있는 작은 예배당으로, 성당 정면의 넓은 아치 회랑을 지나 매표소로 들어간다.

뼈 성당이 있는 성 프란치스코 성당 정면
뼈 성당이 있는 성 프란치스코 성당 정면
성당 정면의 아치 회랑
성당 정면의 아치 회랑

누가, 왜 뼈로 예배당을 지었을까

예배당 안 안내판에 따르면 뼈 성당은 17세기 전반에 지어진, 포르투갈에서 가장 오래된 뼈 예배당이다. 처음에는 연옥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곳이었고, 나중에는 십자가를 진 예수(Senhor dos Passos)를 모시는 곳이 되었다. 벽을 채운 뼈는 수도원에 딸린 묘지와 성당, 회랑에 묻혔던 사람들의 것으로 여겨진다. 에보라 사람들이 마지막 안식처로 이 수도원을 즐겨 골랐고, 프란치스코회 수도복을 입고 묻히면 죄를 용서받는다고 믿었다고 한다. 묻힐 자리가 모자라자 수도사들이 오래된 유골을 예배당 벽에 쓰기로 한 것이다.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훨씬 기이했다. 천장과 바닥을 빼면 예배당의 벽과 기둥 여덟 개가 모두 두개골과 뼈로 빼곡하게 덮여 있었다. 흔히 5,000구가 넘는 유골이라고 한다. 둥근 천장에는 프레스코화가 남아 있는데, 성당 공식 소개에 따르면 1810년에 그린 것이다. 벽 한쪽 위에 큼직하게 새겨진 숫자 ‘1810’도 이 해를 가리킨다.

두개골과 뼈로 덮인 기둥과 아치
두개골과 뼈로 덮인 기둥과 아치
모서리 기둥을 따라 쌓은 두개골
모서리 기둥을 따라 쌓은 두개골
‘1810’이 새겨진 벽 위와 뼈 장식
‘1810’이 새겨진 벽 위와 뼈 장식
뼈 벽 위로 이어진 천장 프레스코화
뼈 벽 위로 이어진 천장 프레스코화

입구의 글귀와 나그네에게 건네는 시

예배당 입구 위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여기 있는 우리 뼈는 당신들의 뼈를 기다린다”(Nós ossos que aqui estamos pelos vossos esperamos). 안내판은 이 글귀를, 해마다 사순절 첫날 듣는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는 말과 같은 뜻으로 풀어 두었다. 삶이 잠깐이라는 것을 문 앞에서부터 일러 주는 셈이다.

입구 오른쪽에는 1845년부터 1848년까지 이 수도원의 원장이었던 안토니우 다 아센상 텔레스(António da Ascensão Teles)의 시도 걸려 있다. 바쁘게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잠시 멈추라고, 이 세상을 떠난 많은 사람을 떠올리고 너 또한 같은 끝을 맞으리라는 것을 생각해 보라고, 멈출수록 오히려 앞으로 나아간다고 말하는 시다. 아이에게 읽어 주자 바짝 긴장한 얼굴로 듣더니, 그 뒤로도 오랫동안 곱씹었다. 벽과 기둥 군데군데 뼈가 빠진 자리를 보고는 그게 ‘너의 자리를 비워 둔 것’이라며 소름이 돋는다고 했다.

벽에 매달려 있던 두 미라

예배당 안쪽 유리 진열대에는 미라 두 구가 누워 있다. 안내판에 따르면 18세기부터 벽에 미라가 매달려 있었다는 기록이 있고, 지금 남은 두 구는 21세기 초까지 하늘에도 땅에도 닿지 않게 벽에 걸려 있었다. 그래서 어머니를 모질게 대한 아버지와 아들의 시신이라는 전설이 생겼다. 어머니가 죽기 전 “너희 무덤의 흙이 너희를 썩게 하지 않기를” 하고 저주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과학 조사 결과 두 구 모두 여성으로 밝혀졌다. 2019년 에보라 대학 연구진은 성인 여성과 두 살 반쯤 된 여자아이라고 발표했다.

위층 박물관과 발코니

같은 표로 성당 위층의 종교 미술 전시도 볼 수 있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조각과 그림, 종교 장식이 있고, 크고 작은 성탄 구유 모형이 많았다. 성탄 구유(presépio)는 예수가 태어난 마구간 장면을 작은 인형으로 꾸민 모형인데, 여기에는 에보라 시내를 통째로 옮겨 놓은 듯한 큰 모형도 있었다. 아이와 나는 열매 껍질 속에 만들어 둔 조그만 장면을 들여다보며 한참 재미있어했다. 3층 바깥 발코니는 높지 않았지만 흰 벽과 주황 지붕이 이어진 시내를 둘러보기에 충분했다.

푸른 타일 벽 앞에 놓인 에보라 시내 모양의 성탄 구유
푸른 타일 벽 앞에 놓인 에보라 시내 모양의 성탄 구유
열매 껍질과 작은 상자 속에 꾸민 성탄 장면
열매 껍질과 작은 상자 속에 꾸민 성탄 장면
나무 받침 위에 늘어선 구유 모형들
나무 받침 위에 늘어선 구유 모형들
발코니에서 내려다본 흰 벽과 주황 지붕
발코니에서 내려다본 흰 벽과 주황 지붕

표와 둘러보는 순서

표는 성당 매표 창구에서 사서 들어갔다. 표 한 장으로 뼈 성당과 위층 박물관, 성탄 구유 전시, 테라스를 모두 볼 수 있고, 성당 본당은 표 없이 들어갈 수 있다. 우리는 예배당을 먼저 보고 위층 박물관과 발코니를 지나 오후 5시 10분쯤 밖으로 나왔다. 운영 시간과 요금은 아래 ‘알아둘 것’에 모았다.

차 없이 에보라를 둘러보려면

우리는 렌터카로 들렀지만, 리스본에서 에보라를 하루에 다녀오는 투어도 여럿 있다. 뼈 성당과 대성당, 로마 신전이 구시가 안에 모여 있어 하루 일정으로 둘러보기 좋다. 입장권이 들어 있는지, 몇 명이 함께 움직이는지가 달라 나란히 견줘 보면 고르기 쉽다.

광장 빵집과 코르크 기념품 골목

뼈 성당을 나와 오후 5시 20분쯤 광장의 빵집 아키 아 팡(Aqui Há Pão)에서 빵 몇 가지와 커피를 사 들고 걸었다. 달콤하게 생긴 빵이 생각보다 담백해서, 단 것을 좋아하는 아내와 단 것을 즐기지 않는 나의 평이 갈렸다. 포르투갈에서는 어디서나 커피를 아주 싼값에 마실 수 있었다.

로마 신전으로 가는 길에는 기념품 가게가 모인 골목을 지났다. 코르크가 많이 나는 곳답게 코르크로 만든 모자와 받침, 가방, 지갑 같은 물건이 가게 앞까지 나와 있었다. 우리는 코르크 엽서와 코르크 냄비 받침, 그리고 주변에 나눠 줄 간단한 기념품을 몇 개 샀다. 값은 비싸지 않았다. 냄비 받침은 무늬가 예뻐서 쓰지 않고 집에 장식처럼 두었다.

페이스트리와 초콜릿 과자가 놓인 빵집 진열대
페이스트리와 초콜릿 과자가 놓인 빵집 진열대
가게 앞 나무 받침에 올려 둔 코르크 모자와 받침
가게 앞 나무 받침에 올려 둔 코르크 모자와 받침

코르크로 만든 생활 소품

에보라 골목에서 본 코르크 받침과 소품은 한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우리가 에보라에서 산 것과 같은 상품은 아니고, 뜨거운 냄비나 컵을 올려 두는 데 쓰기 좋다. 누르면 여러 상품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는 검색 결과가 열린다.

에보라 대성당과 로마 신전

빵을 들고 골목을 걸어 오후 5시 40분쯤 에보라 대성당(Sé de Évora) 앞에 닿았다. 시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었고, 근처에서는 흰 벽과 주황 지붕이 이어진 시내가 내려다보였다. 포르투갈에서 가장 큰 중세 대성당으로, 1186년에 짓기 시작해 13세기 중반에 마쳤고, 그 뒤로도 오랜 세월 장식이 더해졌다. 시간이 늦어 안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겉에서만 봤다.

플라타너스 그늘 너머로 보이는 에보라 대성당 정문
플라타너스 그늘 너머로 보이는 에보라 대성당 정문
로마 신전 쪽으로 걸으며 내려다본 구시가 지붕
로마 신전 쪽으로 걸으며 내려다본 구시가 지붕

대성당 가까이에는 로마 신전(Templo Romano)이 있다. 방학 전 학교에서 역사 단원을 배운 뒤로 아이는 로마 사람들의 흔적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이베리아반도 서쪽 에보라에서 로마 신전을 만난 것이 우리에게는 더 뜻깊었다.

신전은 1세기 무렵 로마 제국의 첫 황제 아우구스투스를 기리려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랫동안 사냥의 여신 디아나의 신전으로 불렸는데, 이 이름은 17세기에 생긴 이야기에서 왔다고 한다. 5세기에 이 땅에 들어온 게르만족에게 부서졌고, 중세에는 성의 탑 안에 묻혔다가 14세기부터 1836년까지 정육점으로 쓰였다. 이렇게 이런저런 용도로 쓰인 덕분에 도시가 기독교 도시로 바뀌는 동안에도 로마 신을 섬기던 이 유적이 살아남았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19세기 후반에 덧붙은 건물을 걷어 내면서 지금처럼 코린트식 기둥이 드러났다.

파란 하늘 아래 코린트식 기둥이 남은 로마 신전
파란 하늘 아래 코린트식 기둥이 남은 로마 신전
넓은 돌 광장 끝에 선 로마 신전
넓은 돌 광장 끝에 선 로마 신전

신전 뒤편 공원에서는 기념비와 작은 분수를 구경하고 마을을 내려다본 뒤 자리를 옮겼다. 좁은 골목에서는 검은 망토를 두른 대학생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에보라 대학 학생들이었다.

모우라 문 분수에서 한참 물장난

오후 6시 20분쯤 모우라 문 광장(Largo das Portas de Moura)에 닿았다. 광장 가운데 선 모우라 문 분수(Fonte das Portas de Moura)는 1556년에 세운 분수로, 둥근 돌 장식이 분수대 위에 올라앉아 있다. 아이는 분수에 손을 적시는 것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광장 둘레로는 흰 벽에 노란 테를 두른 집들이 골목마다 이어졌다.

대성당 탑을 뒤로 한 모우라 문 분수와 광장
대성당 탑을 뒤로 한 모우라 문 분수와 광장
흰 벽에 노란 테를 두른 에보라 골목 집
흰 벽에 노란 테를 두른 에보라 골목 집

저녁은 에보라 외곽 아시아 뷔페 WOK KING

리스본에서 알부페이라까지 오는 동안 포르투갈 음식을 참 많이 먹었다. 이번에는 기분을 바꿔 저녁 7시 10분쯤 에보라 외곽의 아시아 뷔페 WOK KING을 찾아갔다. 원하는 만큼 덜어 먹는 뷔페라 큰 기대 없이 갔는데, 재료가 아주 신선하고 맛있었다. 철판 요리 코너도 있었고, 새우와 맛조개, 문어 같은 해산물 요리가 여러 가지였다. 아이와 아내, 나 모두 만족스럽게 먹었고, 얼마나 마음에 들었던지 다음 날 코임브라에서도 또 다른 뷔페를 찾아갔다.

새우와 맛조개, 연어를 담아 온 접시
새우와 맛조개, 연어를 담아 온 접시

포르투갈에서 먹은 것과 장 본 것은 포르투갈 먹거리 편에 한데 모았다.

벤다스 노바스의 B&B 숙소

주말인 데다 시간도 늦어 에보라 시내에서는 숙소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우리는 일정 가운데 이 밤을 비워 두고 다녔는데, 잠만 잘 곳이라 다음 날 동선을 가장 먼저 따졌다. 그렇게 고른 곳이 에보라에서 서쪽으로 약 57km, 다음 날 오비두스로 가는 길목에 있는 작은 마을 벤다스 노바스(Vendas Novas)의 B&B MIX inn이다. 저녁을 먹고 나서 숙소를 잡고 출발했다.

아주 늦은 밤 조용한 마을에 들어가 잠만 자고, 다음 날 아침을 먹고 떠났다. 늦게 도착했는데도 주인아저씨는 편안하게 맞아 주었고, 숙소 안 구조가 독특했다. 다음 날 아침 부드러운 미소로 조식을 안내해 준 할머니까지, 짧게 머물렀는데도 현지 동네 느낌이 많이 남은 곳이다.

다만 에보라를 떠나며, 여유 있게 에보라에서 묵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알아둘 것

운영 시간과 요금

에보라 뼈 성당(성 프란치스코 성당)

  • 서머타임9:00~18:30
  • 겨울9:00~17:00
  • 휴무1월 1일부활절 일요일12월 24일 오후12월 25일
  • 어른7유로
  • 25세 이하5유로 65세 이상도 5유로
  • 가족15유로 어른 둘과 청소년
  • 성당 본당무료

에보라 구시가 길가 주차

  • 평일8:30~19:30 유료
  • 토요일9:00~14:00 유료
  • 방문객한 번에 최대 4시간
  • 그 밖일요일·공휴일과 요금 시간 밖은 무료

에보라 숙박세

  • 요금1박 1.50유로
  • 시작2025년 8월 1일

뼈 성당과 에보라 주차는 2026년 10월에 각 공식 안내로 확인했다. 숙박세는 2025년 8월 보도 기준이라, 묵기 전에 숙소에 한 번 더 확인하면 좋다.

용어방문 전 알아 두면 좋은 단어

카펠라 두스 오수스 Capela dos Ossos
포르투갈어로 ‘뼈 예배당’한국에서는 흔히 뼈 성당이라고 부른다.
소브레이루 Sobreiro
코르크나무껍질을 벗겨 코르크를 거두는 참나무의 한 종류
몬타두 Montado
코르크나무 숲에 풀밭과 밭이 어우러진 풍경알렌테주 평원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프라이아 플루비알 Praia fluvial
강이나 개울가에 마련한 물놀이 터프라이아는 해변이라는 뜻
프레제피우 Presépio
예수가 태어난 마구간 장면을 작은 인형으로 꾸민 성탄 구유 모형

한눈에 보는 Q&A

에보라 뼈 성당 입장료와 운영 시간은?

성 프란치스코 성당 공식 홈페이지 기준 어른 7유로, 25세 이하와 65세 이상 5유로, 가족(어른 둘과 청소년) 15유로다. 서머타임 기간에는 9:00~18:30, 겨울에는 9:00~17:00에 문을 연다. 표 한 장으로 위층 박물관과 성탄 구유 전시, 테라스까지 볼 수 있다.

에보라 뼈 성당은 아이와 가도 괜찮을까요?

공간 전체가 유골로 덮여 있어 처음에는 놀랄 수 있다. 우리 아이는 바짝 긴장하면서도 입구 글귀와 시를 오래 곱씹었고, 위층 박물관의 작은 성탄 구유 모형은 즐겁게 봤다. 들어가기 전에 어떤 곳인지 미리 이야기해 두면 좋다. 공식 요금표에는 어린이 요금이 따로 없고, 25세 이하 5유로와 가족 15유로로 나와 있다.

알테 폭포는 언제 가도 물이 있나요?

비가 오지 않은 때에는 물줄기가 거의 없는 마른 절벽만 보고 오기도 한다고 한다. 우리가 간 3월 하순에는 물줄기도 웅덩이 물도 넉넉했다. 건기에 간다면 기대를 조금 낮추는 편이 낫다.

알가르브에서 에보라까지 차로 얼마나 걸리나요?

알부페이라에서 알테 폭포를 거쳐 에보라까지 약 225km, 구글 지도 평소 기준으로 운전만 2시간 40분쯤이다. 우리는 오전 11시 45분쯤 리조트를 나서 알테에 들렀다가 오후 4시 20분쯤 에보라에 닿았다. 에보라에서 벤다스 노바스 숙소까지 더해 이날 하루 약 280km를 달렸다.

에보라에 차를 가져가면 주차는 어디에 하나요?

우리는 성벽 바깥의 넓은 주차장에 차를 두고 걸어 들어갔다. 구시가 안 길가는 평일 낮과 토요일 오전·이른 오후에 요금을 받고 방문객은 4시간까지 세울 수 있다. 뼈 성당과 로마 신전, 대성당, 모우라 문 분수가 모두 걸어서 닿는 거리라 성벽 밖에 두어도 불편하지 않았다.

정리

  • 머문 시간알테 폭포와 마을 1시간쯤에보라 구시가 2시간 반쯤저녁 뷔페 1시간 남짓
  • 이동렌터카약 280km, 운전 약 3시간 25분
  • 입장에보라 뼈 성당만 유료(어른 7유로)나머지는 표 없이
  • 이런 사람에게알가르브에서 북쪽으로 차를 몰아 올라가는 사람바다 다음에 폭포와 오래된 성벽 도시를 함께 보고 싶은 가족뼈 성당과 로마 신전처럼 이야기가 있는 곳을 아이와 걷고 싶은 사람
  • 다시 간다면에보라 시내에 하룻밤 묵으며 여유 있게 둘러보고 싶다.맛있어 보이던 빵집과 식당을 찬찬히 다니며 시간을 더 보내고 싶다.

에보라는 다른 유럽 도시에서 보기 어려운, 고유하고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도시였다. 그 기억을 더 단단하게 만든 것은 뼈 성당이었다. 입구 글귀를 듣고 뼈가 빠진 자리를 ‘너의 자리’라고 부르던 아이의 말, 미라에 얽힌 이야기까지 더해져 가족 모두 흥미롭게 둘러본 그 오후 덕분에, 에보라는 강렬하게, 오래 기억에 남는 도시가 되었다. 다음에 간다면 그 골목의 빵집과 식당에 조금 더 오래 앉아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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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와 가는 길

들른 곳을 도시와 마을별로 모았다. 번호는 위 동선 지도의 번호와 같다.

곳언제·한 일지도
3월 23일 · 알부페이라 → 벤다스 노바스
1알부페이라알가르브 해안오전 11시 45분쯤 리조트에서 출발출발
2알테룰레시낮 12시 35분쯤부터 1시간쯤마을
알테 폭포폭포 아래 물가에서 쉬어 감지도
마을 물가1시 반쯤, 겉에서만지도
3에보라알렌테주오후 4시 20분쯤부터 걸어서 2시간 반쯤구시가
뼈 성당4시 20분쯤, 위층 박물관까지지도
🍽아키 아 팡5시 20분쯤, 빵과 커피지도
대성당5시 40분쯤, 겉에서만지도
로마 신전대성당 바로 옆지도
모우라 문 분수6시 20분쯤, 물장난지도
🍽WOK KING에보라 외곽7시 10분쯤, 아시아 뷔페 저녁지도
4벤다스 노바스에보라와 리스본 사이밤에 닿아 1박마을
🛏MIX innB&B, 다음 날 아침 조식지도

지도 링크는 이름으로 찾아 열리니, 가기 전에 위치를 한 번 더 확인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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