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근교 애플 피킹(사과 따기), 몽생틸레르 프티 에 피스 과수원 후기

elsewheremostly · 퀘벡 몽테레지 · 2026년 9월 19일(토) 당일치기

사과 봉지 하나가 입장권 — 트랙터 수레 타고 들어가 삼각 사다리에 올라 품종별로 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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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몬트리올에서 동쪽으로 약 40km 떨어진 몽생틸레르(Mont-Saint-Hilaire)의 과수원 프티 에 피스(Vergers Petit et Fils)에서 애플 피킹을 하고, 신선한 사과를 한 봉지 가득 채워 돌아왔다.

  • 일정
    1. 몬트리올12시 30분쯤
    2. 벡 쉬크레1시 45분빵집
    3. 라 프랭갈2시 15분점심
    4. 과수원3시~5시 15분애플 피킹
    5. T&T 마트6시 25분장보기
    6. 몬트리올7시 25분
  • 입장사과 봉지가 입장권을 대신한다. 큰 봉지 1개 29.99 CAD(캐나다 달러)로 어른 최대 2명과 18세 미만 자녀가 들어간다.
  • 예약하지 않았다. 공식 사이트에도 애플 피킹 예약 안내는 없었고, 현장에도 예약자 줄은 따로 없었다.
  • 줄봉지 사는 줄에서 15~20분. 트랙터 수레는 들어갈 때 바로 탔고, 나올 때는 5~10분 간격으로 오는 수레를 탔다.
  • 이날 딴 품종코틀랜드(Cortland), 엠파이어(Empire), 갈라(Gala), 매킨토시(McIntosh), 스파르탄(Spartan). 지금 딸 수 있는 품종은 공식 사이트 수확 달력에서 안내한다.
  • 날씨맑음. 아침 6시 4°C에서 오후 3~4시 17°C까지 올랐고, 비는 없었다.
  • 함께 간 사람우리 가족 셋 (초등학생 아이 하나)
  • 위치몽생틸레르 산 비탈, 몬트리올 시내에서 차로 50분 안팎 (주소와 지도)
몬트리올 근교 애플 피킹, 몽생틸레르 과수원 가지마다 빨간 사과가 가득한 나무
몽생틸레르 과수원, 가지마다 빨간 사과가 가득한 나무

미국 버지니아에 살 때 애플 피킹(사과 따기)을 몇 번 다녀왔는데, 퀘벡에 와서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몬트리올 근교 애플 피킹을 할 수 있는 과수원은 꽤 많다. 그중 거리와 구글 평점을 보고 가기 편한 곳을 골랐는데, 사실 최종 결정은 차를 타고 가면서 했다.

토요일 오전에는 아이 온라인 수업이 있어서, 수업이 끝나고 출발했다. 가는 길에 점심을 먹고 과수원에 들어가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가는 길에 들른 빵집과 캉틴

가면서 구글 지도를 보다가 점심 먹을 곳을 하나 정해 두었다. 그런데 도로 공사로 길이 막혀 결국 그 식당에는 가지 못했다.

대신 가까운 빵집에 먼저 들렀고, 점심은 가다가 발견한 캉틴에서 먹었다.

생바질르그랑의 아르헨티나식 빵집, 벡 쉬크레

평점이 좋아 보여서 고른 벡 쉬크레(Bec Sucré)는 구글 지도에 ‘프랑스 제과점’으로 나와 있었다. 들어가 보니 진열대 위에 알파호르(alfajor)와 둘세 데 레체(dulce de leche)가 놓여 있고, 가격표 옆에 아르헨티나 국기가 꽂혀 있었다.

아르헨티나식 빵집이었다.

진열대 위 알파호르(3.65~5.00 CAD)와 둘세 데 레체, 아래 칸에 호박 치즈케이크(Cheesecake Citrouille)와 브라우니, 타르트
진열대 위 알파호르(3.65~5.00 CAD)와 둘세 데 레체, 아래 칸에 호박 치즈케이크(Cheesecake Citrouille)와 브라우니, 타르트

가게 안 사람들이 스페인어로 이야기하는 걸 듣더니, 아이가 요즘 취미 삼아 배우고 있는 스페인어로 한번 주문해 보겠다고 했다.

“Un cruasán y… una empanada de jamón, por favor.”
(크루아상 하나랑 햄 엠파나다 하나 주세요.)

그런데 계산하던 분이 재미있어하며 유창한 스페인어로 줄줄 답하는 바람에, 아이는 그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그래도 먼저 해 보겠다고 나선 게 기특했다.

엠파나다 한 개 5.00 CAD
엠파나다 한 개 5.00 CAD

엠파나다는 소고기와 닭고기가 다 팔려서 햄이 든 걸 먹었다. 선선한 가을 날씨에 따뜻한 엠파나다를 먹으니 좋았다.

크루아상도 시나몬롤도 맛있었지만, 호박 치즈케이크가 특히 맛있었다. 이 계절에 딱 맞는 향이라 옛날 이맘때의 기억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가게 앞 테이블에서 상자를 뜯어, 그 자리에서 다 먹었다.
가게 앞 테이블에서 상자를 뜯어, 그 자리에서 다 먹었다.
크림을 소용돌이로 올린 시나몬롤과 크루아상
크림을 소용돌이로 올린 시나몬롤과 크루아상

아이는 하나씩 다 맛보더니 요즘 가 본 빵집 중에 여기가 제일 맛있다고 했다. 점심 전에 디저트로 배를 채워 버렸다.

맥매스터빌의 캉틴, 라 프랭갈

점심은 맥매스터빌의 캉틴 라 프랭갈 세 트로피칼(Cantine La Fringale c’est Tropical)에서 먹었다. 캉틴(cantine)은 퀘벡의 길가 간이식당으로, 푸틴이나 햄버거 같은 걸 판다. 이름처럼 야자수 장식과 노란 파라솔이 있는 곳이다.

아이는 퀘벡 한가운데서 ‘트로피칼’이라니 안 어울린다며 재미있어했다.

캉틴 라 프랭갈. 야자수 장식 옆으로 노란 파라솔 테라스가 있다.
캉틴 라 프랭갈. 야자수 장식 옆으로 노란 파라솔 테라스가 있다.
스모크미트를 수북이 올린 푸틴과 클럽샌드위치
스모크미트를 수북이 올린 푸틴과 클럽샌드위치

클럽샌드위치와 스모크미트 푸틴을 시켰다. 외곽이라 그런지 양이 넉넉했다.

맛은 괜찮았다. 다만 빵집에서 이미 배를 채운 뒤라 다 먹기가 쉽지 않아, 클럽샌드위치는 절반을 싸 갔다.

집에서 푸틴을 만들어 보려면

푸틴은 감자튀김에 치즈 커드를 올리고 그레이비 소스를 부은 퀘벡 음식이다. 감자튀김과 그레이비만 있으면 절반은 된다.

강을 건너 몽생틸레르 산 쪽으로

점심을 먹고 리슐리외강(Rivière Richelieu)을 건넜다. 건넌 다리는 벨뢰유(Beloeil)와 몽생틸레르를 잇는 조르디-보네 다리(Pont Jordi-Bonet)다.

다리를 건너면 평야 한가운데 불쑥 솟은 몽생틸레르 산이 가까워진다. 과수원은 이 산의 비탈에 있다.

조르디-보네 다리에서 본 리슐리외강
조르디-보네 다리에서 본 리슐리외강
과수원 가는 길, 앞에 보이는 산이 몽생틸레르 산
과수원 가는 길, 앞에 보이는 산이 몽생틸레르 산

도착하자마자 만난 인파

과수원 입구에서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주차장은 이미 차로 가득했고, 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줄지어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캐나다에서 사람이 붐비는 걸 본 건 몬트리올 올드포트의 새해 행사, 오타와 튤립 축제, 킹스턴 캐나다 데이 행사처럼 특정한 날이나 기간이었다. 그런데 여기서는 사과 따러 온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니 싶어 놀랐다.

가을 축제의 한복판에 우리도 들어섰구나 싶었다.

오후 3시, 기온은 17도였다. 아침 4도에서 크게 오른, 맑고 건조한 초가을 오후였다.

주차장 입구. 오른쪽 나무 구조물이 전망 통로(passerelle), 멀리 몽테레지 평야가 펼쳐진다.
주차장 입구. 오른쪽 나무 구조물이 전망 통로(passerelle), 멀리 몽테레지 평야가 펼쳐진다.

입장료 대신 사과 봉지, 예약은 필요할까

과수원은 입장권을 따로 팔지 않는다. 사과 봉지가 입장권을 대신한다. 줄은 이 봉지를 사는 입구에 있었다.

몬트리올에서는 줄 서는 곳을 잘 못 봤던 터라 더 놀랐다. 차를 대고 5분쯤 걸어가 줄을 섰고, 15~20분쯤 기다렸다.

예약하고 온 사람이 따로 들어가는 줄은 없었다. 공식 사이트에도 애플 피킹 예약 안내는 없다. 모두 같은 줄을 선다.

사과 봉지 가격 (CAD)

1봉지29.99봉지당 29.99
2봉지54.99봉지당 27.50
3봉지74.99봉지당 25.00
4봉지89.99봉지당 22.50
5봉지99.99봉지당 20.00
  • 봉지 1개로 어른 최대 2명과 18세 미만 자녀가 들어간다. 우리 셋은 봉지 하나면 됐다.
  • 봉지를 더 살 때 어른이 셋 이상이거나 사과를 더 따고 싶으면 봉지를 늘린다. 많이 살수록 봉지당 값이 내려간다(5개면 봉지당 20.00).
  • 봉지 값에 포함 트랙터 수레(주말), 놀이터, 미니 농장, 옥수수 미로, 사과 랠리, 전망 통로, 시드르 시음

공식 사이트 애플 피킹 안내 기준, 2026년 9월 확인.

줄 서는 동안 미니 농장과 놀이터

한 사람이 줄을 지키는 동안 다른 한 사람은 아이를 따라 동물을 구경하고 놀이터에 갔다. 아이가 보여 주고 싶은 게 여기저기 있다고 해서, 줄은 아내와 내가 번갈아 섰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전망 통로에서 내려다본 미니 농장. 사람도 동물도 많았다.
전망 통로에서 내려다본 미니 농장. 사람도 동물도 많았다.
2층 통로와 미끄럼틀이 이어진 나무 놀이터
2층 통로와 미끄럼틀이 이어진 나무 놀이터
놀이터 위에서 내려다본 피크닉 테이블과 주차장
놀이터 위에서 내려다본 피크닉 테이블과 주차장
무지개색 그물 통로
무지개색 그물 통로

트랙터 수레 타고 과수원 안으로

봉지를 사고 나서 트랙터 수레는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탔다. 초록 트랙터가 건초 더미를 실은 수레를 끌고, 사람들은 건초 위에 걸터앉는다.

과수원에서는 ‘트랙터 타기(balade en tracteur)’라고 부르고, 영어권에서는 흔히 헤이라이드(hayride)라고 한다. 주말에만 다니고, 봉지 값에 포함돼 있다.

트랙터 수레 타는 곳. 멀리 몬트리올 쪽 평야 위로 산봉우리가 보인다.
트랙터 수레 타는 곳. 멀리 몬트리올 쪽 평야 위로 산봉우리가 보인다.

과수원 안쪽 사과나무 줄까지 들어가는 데 몇 분 걸리지 않았다. 과수원이 워낙 넓어서 사람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주차장의 그 인파가 다 어디 갔나 싶을 정도였다.

과수원에서 본 그 초록 트랙터

과수원에서 수레를 끌던 것과 같은 초록색 존 디어 트랙터다. 우리 아이도 어릴 때 잘 가지고 놀던 제품이다.

삼각 사다리에 올라 품종별로 사과 따기

나무마다 삼각형 사다리가 기대어 있어서 누구나 올라가 딸 수 있다.

버지니아에서 사과를 따던 날도 참 좋았다. 그때는 막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를 목마 태워 사과를 따게 했다. 이번엔 아이가 혼자 높은 사다리에 올라 제 손으로 땄다.

새삼 그 장면이 겹쳐지며, 아이가 많이 컸다 싶었다.

사다리를 세워 둔 나무. 위쪽 가지까지 사과가 달렸다.
사다리를 세워 둔 나무. 위쪽 가지까지 사과가 달렸다.

아이는 나무에 촘촘히 달린 작은 빨간 사과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빨간 오너먼트 같다.”

크리스마스트리에 거는 둥근 장식(ornament)을 말한 거다. 듣고 보니 딱 그랬다.

올려다본 가지
올려다본 가지
나무 옆에 세워 둔 삼각 사다리. 가지마다 빨간 사과가 빽빽하다.
나무 옆에 세워 둔 삼각 사다리. 가지마다 빨간 사과가 빽빽하다.

나무에는 품종 표지판이 달려 있다. 처음엔 표지판을 보며 품종마다 하나씩 따서 맛을 비교했다.

오다 보니 어떤 사람들은 한 나무에서 막 따더라고 아내가 말했는데, 우리도 봉지를 반쯤 채우고 나니 그렇게 됐다. 봉지가 은근히 커서 채우려면 한참 따야 했기 때문이다.

엠파이어(EMPIRE) 표지판이 달린 나무
엠파이어(EMPIRE) 표지판이 달린 나무
빨간 코틀랜드(Cortland) 표지판
빨간 코틀랜드(Cortland) 표지판
갈라(GALA) 나무
갈라(GALA) 나무

여느 방문객처럼 따면서 먹고, 먹으면서 땄다. 배부르다고 하면서도 손은 계속 다음 가지로 향했다. 탱글탱글하다 싶은 아주 아삭한 사과였다.

이날 딴 품종은 코틀랜드, 엠파이어, 갈라, 매킨토시, 스파르탄이었다. 우리가 자주 사 먹는 품종인 허니크리스프(Honeycrisp)나 노란 사과는 보지 못했다. 방문객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 둔 구역도 있었는데, 거기에 어떤 품종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햇살 사이로 보이는 사과들
햇살 사이로 보이는 사과들
막대에 끼워 어른 둘이 들면 가지고 다니기 편하다. 저래 봬도 꽤 무거워서 혼자 들고 다니기 벅차다.
막대에 끼워 어른 둘이 들면 가지고 다니기 편하다. 저래 봬도 꽤 무거워서 혼자 들고 다니기 벅차다.
빨갛게 익은 사과
빨갛게 익은 사과

품종별 수확 시기, 포스터보다 먼저 딴 사과

나오는 길에 보니 부티크 앞에 품종별 수확 시작일을 적은 포스터가 서 있었다. 여기에 따르면 우리가 딴 다섯 품종 가운데 매킨토시는 9월 8일부터라 이미 철이었지만, 스파르탄은 9월 25일, 코틀랜드는 9월 30일, 엠파이어와 갈라는 10월 2일부터다.

그런데 우리는 9월 19일에 이 네 품종도 딸 수 있었다.

표로 정리해 보니, 올해는 포스터에 적힌 것보다 수확철이 조금 더 일찍 온 게 아닌가 싶다.

현장 포스터 “Les pommes du Québec”. 품종마다 수확 시작일과 쓰임(생으로, 타르트, 주스 등)이 적혀 있다.
현장 포스터 “Les pommes du Québec”. 품종마다 수확 시작일과 쓰임(생으로, 타르트, 주스 등)이 적혀 있다.

공식 사이트 수확 달력에는 날짜 대신 지금 딸 수 있는지가 표시돼 있다. 9월 28일에 다시 보니 코틀랜드·엠파이어는 “따는 중”, 갈라는 “부티크에서 판매 중”이었다. 포스터 날짜는 참고만 하고, 가기 전에 공식 사이트에서 지금 딸 수 있는 품종을 확인하는 편이 낫다.

나오는 길: 미니 농장, 부티크, 사과 생도넛

돌아가는 트랙터 수레는 5~10분 간격으로 왔다. 나와서 미니 농장에 들렀다. 염소와 닭, 토끼에게 먹이를 줄 수 있다.

울타리 옆 표지판에는 주차장과 놀이터가 “운영 시간 중 손님 전용”이라고 적혀 있었다.

미니 농장의 염소
미니 농장의 염소
철망 너머로 모이를 기다리는 닭들
철망 너머로 모이를 기다리는 닭들

예전에 아이와 미니 농장 장난감으로 놀던 생각이 났다.

미니 농장 옆에는 과수원 전체를 그린 안내 지도(Carte interactive)가 서 있다. 처음 가면 이 지도부터 보고 움직이면 편하다.

사과 따는 구역
왼쪽 위. 매킨토시·폴라레드·로보·선라이즈 품종 구역, 다른 사과(Autres pommes) 쪽 화살표, 옥수수 미로(Labyrinthe)
놀거리
가운데. 보물찾기(Chasse au trésor), 전망 통로(Passerelle d’observation), 미니 농장(Mini ferme)
먹거리와 쇼핑
오른쪽 아래 건물. 무료 시드르 시음, 도넛 가판(Kiosque à beignet), 크레프리 식당, 부티크
그 밖에
과수원 입구(Entrée du verger), 화장실, 시드르 만드는 다섯 단계 안내. QR 코드를 찍으면 장소별 설명을 휴대폰으로 볼 수 있다.
과수원 안내 지도
과수원 안내 지도

부티크 쪽으로 가면 입구에 “이 구역 개 출입 금지(Chiens interdits)” 표지가 있다. 공식 사이트에도 개는 과수원에 들어올 수 없다고 적혀 있다.

부티크 앞 가판에서는 여러 품종의 사과를 바구니째 살 수도 있다.

사과 상자 위 “이 구역 개 출입 금지” 표지
사과 상자 위 “이 구역 개 출입 금지” 표지
부티크 앞 사과 가판. 여기서도 여러 품종을 살 수 있다.
부티크 앞 사과 가판. 여기서도 여러 품종을 살 수 있다.

부티크 안쪽 벽에는 “4 Générations depuis 1896(1896년부터 4대째)”라고 적힌 칠판 아래 가족 흑백사진이 걸려 있었다.

4대째나 이어 온 과수원이라니.

진열장에는 사과 시럽, 사과 식초, 젤리, 케첩, 꿀 같은 것들이 놓여 있었다.

“1896년부터 4대째” 칠판과 가족 사진, 아래 칸에는 식초·젤리·꿀
“1896년부터 4대째” 칠판과 가족 사진, 아래 칸에는 식초·젤리·꿀

사과 시럽이 궁금하다면

부티크 진열장에도 사과 시럽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이런 시럽으로 집에서 사과 소다나 사과차를 만들어 볼 수 있다.

부티크에서는 사과주스와 스파클링 사과주스, 그리고 사과 식초(애플사이다 비니거)를 샀다. 스파클링 주스는 맛있긴 한데 조금 단 편이었다.

사과 식초는 ‘마더(mother)’라고 불리는 침전물이 적당히 가라앉아 있으면서도 맑은 편이다. 물에 타 먹으니 맛이 꽤 좋아서, 집에서도 자주 마신다.

차에 탔다가 다시 가서 산 사과 생도넛

사과 생도넛(과수원에서는 ‘베녜 오 폼(beignet aux pommes)’)은 원래 안 사 먹으려고 했다. 애플 도넛은 맛있지만, 너무 단 것들이 있어 평소엔 잘 안 사 먹게 된다.

그런데 차에 타고 나서야, 아까 매장에서 본 게 아른거려 사 올 걸 그랬나 싶었다. 결국 다시 가서 사 왔다.

따뜻해서 그런지, 셋 다 알고 있는 그 애플 도넛 맛인데도 더 맛있었다. 차가 출발하기도 전에 순식간에 다 먹어 버렸다.

과수원도 공식 사이트에 사과 도넛은 “꼭 먹어 봐야 한다(un must)”고 적어 두었다.

차에 타서 반으로 갈라 본 사과 생도넛. 설탕이 얇게 묻어 있다.
차에 타서 반으로 갈라 본 사과 생도넛. 설탕이 얇게 묻어 있다.
메이플 버터를 올린 작은 콘
메이플 버터를 올린 작은 콘

메이플 버터를 올린 작은 콘도 하나 먹었다. 안에 든 끈적한 메이플 시럽을 보고 아이가 신나했다.

봉지 하나로 할 수 있는 것과 우리가 한 것

  • 트랙터 수레 (주말)
  • 애플 피킹, 삼각 사다리
  • 놀이터, 전망 통로
  • 미니 농장 먹이 주기
  • 옥수수 미로
  • 사과 랠리(보물찾기)
  • 무료 시드르 시음 (매일, 예약 없이)

옥수수 미로와 사과 랠리는 하지 않았다. 사과를 따고 나니 이 정도면 됐다 싶었다. 과수원은 2~4시간쯤 잡으라고 안내하는데, 우리는 2시간 남짓 머물렀다.

가기 전 알아둘 것

운영 시간과 시즌

항목운영 시간
시즌8월 중순 ~ 11월 2일
애플 피킹매일 오전 9시 ~ 오후 7시 (일요일은 오전 7시부터)
트랙터 수레주말 (9~10월)
크레프리토·일 오전 9시 ~ 오후 3시
부티크연중 매일 오전 9시 ~ 오후 7시

공식 사이트 기준. 퀘벡 사과 소개 사이트(La Pomme du Québec)에는 애플 피킹이 오후 6시까지로 적혀 있으니 가기 전에 한 번 확인하자.

우리는 오후 3시에 도착해 2시간 20분쯤 있었고, 사과를 딴 시간은 50분 정도였다.

크레프리는 과수원 안에 있는 크레프 식당이다. 봉지 값과 별도로 사 먹는 곳이고, 토·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연다. 9~10월에는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공식 사이트에 적혀 있다. 크레프는 속 재료 개수에 따라 13.99~17.99 CAD, 12세 이하 메뉴는 7.99 CAD부터다.

방문 전 알아 두면 좋은 단어

시드르 cidre
사과를 발효해 만든 술. 영어로는 사이더(cider), 한국에서는 사과주라고도 한다. 이 과수원은 1990년대부터 시드르를 만들어 왔다.
크레프리 crêperie
얇게 부친 프랑스식 팬케이크 크레프(crêpe)를 파는 식당. 이 과수원 크레프리에서는 식사용 크레프와 달콤한 디저트, 페이스트리를 판다.

세 식구 하루 경비

어른 둘, 아이 하나 세 식구가 이날 하루 쓴 금액이다.

곳내용금액(CAD)
벡 쉬크레빵·케이크·엠파나다22.50
라 프랭갈클럽샌드위치·스모크미트 푸틴37.46
과수원사과 봉지 1개29.99
부티크 (주스·스파클링 주스·사과 식초 등)43.55
사과 생도넛 (차에 탔다가 다시 가서 산 것)5.99
합계139.49

카드 결제 기록 기준, 세금 포함 결제액, 교통비 제외

주말 인파

토요일 오후였고, 주차장부터 사람이 많았다. 봉지 사는 줄에서는 15~20분쯤 기다렸다. 다만 과수원 안은 넓어서 사과를 딸 때는 붐빈다는 느낌이 없었다.

화장실

안내 지도에 화장실 자리가 있고, 부티크 옆 가판 뒤에도 이동식 화장실이 있었다.

시간이 된다면 근처 공원까지

과수원이 있는 몽생틸레르 산에는 맥길대학교가 1958년부터 소유한 골트 자연보호구역(Réserve naturelle Gault)이 있다. 산책로가 25km쯤 되고, 정상 네 곳에서 산 가운데 호수(Lac Hertel)가 내려다보인다.

산책로는 매일 오전 8시~오후 6시에 열리고, 이용권은 공식 사이트에서 미리 예약할 수 있다. 우리는 오후 늦게 도착해 가 보지 못했다. 조금 더 일찍 출발했다면 산책과 애플 피킹을 하루에 묶었을 것 같다.

돌아오는 길

과수원에서 나와 브로사르(Brossard)의 T&T 마트에 들렀다. 미국산이라지만 ‘한국 거봉’이라고 적힌 포도를 두 박스 샀다.

몬트리올로 들어오는 다리 위에서 해가 지고 있었다.

해 질 녘, 몬트리올로 돌아오는 다리 위
해 질 녘, 몬트리올로 돌아오는 다리 위

가져온 사과

집에 와서 사과를 비닐에 싸서 냉장고에 넣었다. 그러면 오래간다고 한다.

사과는 0~4°C의 습도 높은 곳에 두는 게 좋고, 적은 양이면 구멍 뚫린 비닐봉지에 넣어 냉장 보관하면 된다. 상한 사과는 다른 사과를 빨리 무르게 하니 골라내는 게 좋다.

집에 맛있게 먹던 사과가 이미 있었는데, 요즘은 이번에 따 온 사과에 자꾸 손이 간다. 이 글을 쓰면서도 하나 먹고 있다.

한눈에 보는 Q&A

예약해야 하나요?

애플 피킹은 예약 없이 갔고, 공식 사이트에도 예약 안내가 없다. 현장에 예약자 줄도 따로 없었다.

입장료는 얼마인가요?

입장권 대신 사과 봉지를 산다. 큰 봉지 1개가 29.99 CAD이고, 어른 최대 2명과 18세 미만 자녀가 함께 들어갈 수 있다(2026년 9월 공식 사이트 기준).

몇 시까지 하나요?

공식 사이트 기준 매일 오전 9시~오후 7시, 일요일은 오전 7시부터다. 시즌은 8월 중순부터 11월 2일까지다.

강아지를 데려가도 되나요?

안 된다. 공식 사이트와 현장 표지판 모두 개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정리

  • 어떤 곳몬트리올에서 차로 50분 안팎, 1896년부터 4대째 이어 온 가족 과수원. 사과나무가 5만 그루라 주말 인파에도 과수원 안은 여유롭다.
  • 누구에게 맞을까아이와 반나절 놀 곳을 찾는 가족. 큰 봉지 하나로 어른 둘과 18세 미만 자녀가 들어가고, 사람이 많으면 봉지 2~5개 묶음도 있다.
  • 가장 좋았던 것여러 가지 사과 품종, 이 글을 쓰면서도 먹고 있는, 탱글탱글하다 싶은 아주 아삭한 사과, 집에서도 자주 마시는 사과 식초, 따뜻했던 사과 생도넛, 그리고 초가을 날씨
  • 아쉬운 점조금 더 일찍 출발했으면 근처 공원까지 같이 둘러봤을 것 같다. 주말엔 주차장과 입구가 붐빈다.
  • 비용과수원에서 79.53 CAD(봉지 29.99 + 부티크 43.55 + 생도넛 5.99), 빵집·점심까지 세 식구(어른 2·아이 1) 하루 139.49 CAD 교통비 제외
  • 다음에는근처 다른 과수원도 한 번씩 가 볼 생각이다.

아내는 그날 몇 번이나 옛날 생각이 난다고 했다. 볕 좋은 초가을, 사과 따러 온 사람들 틈에 섞여 있다 보니 나도 옛 추억을 떠올렸다.

그리고 이 좋았던 날이 또 언제 문득 떠오르지 않을까 생각했다.

일주일 뒤 이야기몬트리올 단풍 당일치기, 로렌시안 발모랭 호숫가사과를 따고 일주일 뒤, 단풍을 찾아 북쪽 로렌시안의 발모랭 호숫가에 다녀왔다.글 읽기 →

위치와 가는 길

주소 1020 Chemin de la Montagne, Mont-Saint-Hilaire, QC J3G 4S6 · 공식 사이트

몬트리올 시내에서 과수원까지 바로 가면 약 40km, 막히지 않으면 차로 50분 안팎이다(오픈스트리트맵 경로 계산 기준). 주말 오후나 공사 구간이 있으면 더 걸린다.

우리는 생바질르그랑과 맥매스터빌에 들렀다가 조르디-보네 다리로 리슐리외강을 건넜다.

가운데 핀이 몽생틸레르 프티 에 피스 과수원, 왼쪽이 몬트리올
1020 Chemin de la Montagne, Mont-Saint-Hilaire. 과수원은 몽생틸레르 산 비탈에 있다.
곳주소·시간
벡 쉬크레52 Montée Robert, Saint-Basile-le-Grand, QC · 지도
라 프랭갈100 Boul. Sir-Wilfrid-Laurier, McMasterville, QC J3G 1P8 · 매일 11~20시 · 지도

과수원까지 직접 운전해 가려면

과수원까지 바로 가는 투어 상품은 찾지 못했다. 몬트리올 공항에서 차를 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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